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등 완성차업체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개별소비세 인하폭만큼 차값을 미리 낮춰 연말 판촉에 나섰다.
연식이 바뀌는 연말은 통상 차 판매가 뜸한 '비수기'인 데다 한·미 FTA 발효 이후로 차량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할인에 돌입했다. 4분기 들어 국내 자동차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부 수입차업체가 10% 이상 대대적으로 차값을 깎아주는 데 대한 대응의 성격도 있다.
현대차 그랜저HD |
◇현대차, 한국GM "2% 깎아드려요"=가장 먼저 개별소비세와 관련, 할인카드를 꺼내든 곳은 현대·기아차다.
현대차는 이달에 △그랜저HG △제네시스 △에쿠스 △제네시스 쿠페 3.8 △베라크루즈 △싼타페 2.2 등의 차값을 2% 할인한다.
'싼타페'와 '베라크루즈'는 개별소비세 인하분과 별도로 100만원씩 깎아주므로 3839만원짜리 '베라크루즈 300VX '럭셔리 모델의 경우 '2%+100만원 할인'돼 175만원 싸게 살 수 있다.
또 최근 파격적인 할인폭을 제시한 수입차와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수입차 보유고객이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구입하면 100만원을, '그랜저'와 '베라크루즈'를 사면 30만원을 깎아준다..
기아차는 △K7 △오피러스 △모하비 △쏘렌토R 2.2 등이 2% 할인 대상이다. 현대차, 기아차 모두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2000㏄ 이상 차량에 대한 개별소비세가 10%에서 8%로 내리는 것을 기대하는 수요를 잡기 위해 2%를 할인폭으로 정했다.
한국GM 말리부 |
한국GM도 뒤질세라 2% 할인행렬에 가세했다. △준대형 세단 '알페온' △다목적스포츠차량(SUV) 캡티바 △중형세단 '말리부 2.4' 모델 등이 적용 대상이다. '알페온'은 61만~81만원, '캡티바'는 51만~71만원, '말리부 2.4' 모델은 63만원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인피니티 등 개별소비세 할인 나서=수입차 중에서는 '인피니티'가 이달 말까지 전 차종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개별소비세 2% 인하를 적용한다.
관세 인하분을 미리 할인해주는 곳도 있다. 포드코리아는 이달부터 일부 차종에 'FTA 관세 인하' 명목으로 100만~200만원을 빼준다. 이를테면 5240만원짜리 '포드 토러스 SHO'는 연말 프로모션 200만원과 FTA 할인 200만원 등 400만원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3570만원짜리 '포드 퓨전'은 600만원을 구입 가능하다.
토요타 등 일본업체들 역시 FTA를 염두에 둔 가격정책을 실시해왔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10월 '시에나'를 출시하면서 FTA를 감안해 가격을 500만원가량 낮게 잡았다.
개별소비세나 관세 인하 명분은 아니지만 가파른 내수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르노삼성은 'SM3' 'SM5' 2개 차종에 대해 연리 1%의 할부프로그램을 도입했다.
'SM3' 'SM5' 'QM5' 3개 차종은 50만원 할인에다 7.5~8.5% 금리로 72개월까지 할부로 살 수도 있다.
쌍용차는 '렉스턴' '액티언스포츠 4륜구동(4WD)'을 50만원, '뉴체어맨W 4트로닉'과 '로디우스 4WD'는 각각 100만·398만원(2WD 300만원)을 할인하고 유류비도 별도로 지원한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수입차들이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실시하면서 11월 판매가 회복된 것과 달리 국내 완성차는 내수 부진으로 어려웠다"며 "개별소비세 등 다양한 명분으로 할인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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